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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조형물 설치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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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12-29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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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 이순신 장군 동상이 등장해 시민들이 ‘왠 이순신?’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바른 역사의식이 나라를 지킨다'를 주제로 이제석 광고연구소가 제작해 포항시에 기증한 것이다. 동상은 기존 이순신 장군 동상을 패러디해 손에 칼 대신 붓과 역사책을 쥐고 있는 모습이다. 국토 수호에는 바른 역사교육과 역사의식보다 중요한 것이 없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기증자는 "울릉도와 독도로 가는 길목이며 호미곶을 비롯해 멀리 독도가 바라보이는 포항 영일대 앞에 이순신 장군이 서 있다는 데 의미가 있어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지가 좋다고 해도 영일만에 이순신 장군 동상은 어딘가 모르게 어울리지 않는다.
더군다나 울릉도와 독도 가는 길목에 이순신 장군 동상이라니... 억지로 의미를 부여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뿐 아니라 조형물 설치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사실 포항지역에는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조형물이 들어섰다. 이들 중에는 제자리에 제대로 설치된 조형물이 있는가 하면 엉뚱한 자리에 엉뚱한 의미의 조형물이 들어서 논란이 일고 있는 조형물도 있다. 호미곶 광장에 설치된 청포도 시비와 연오랑 세오녀 상은 동해면 도구리나 일월동에, 포항공항 입구에 설치된 꽁치 꼬리상은 구룡포 입구에 설치되는 것이 옳다. 조형물이 가지는 상징성과 교육적 효과를 생각한다면 마구잡이로 설치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특히 그 조형물이 역사적 상징성이 있고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면 제자리에 설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억지춘향으로 의미를 붙이고 연관도 없는 지점에 설치한다면 상징물이 아니라 공해에 지나지 않는다. 비록 강원도 삼척시가 나서 기념공원을 만들고 상징물을 세워 앞서가고 있기는 하지만 영일대에는 울릉도와 독도를 개척한 신라장군 이사부의 동상이 더 잘 어울린다. 이는 정부와 경상북도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독도문제’에도 기여하는 일이다. 비용이 들지 않고 기증받은 물건이라고 해서 아무런 검토 없이 설치하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고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과연 이같은 조형물의 설치가 적정한가를 따져야 한다. 기증한다고 덥석 받아 설치한다면 추후 유사 사례를 막을 수 없다. 조형물은 공공장소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설치하기보다는 철거하기가 더 어렵다.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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